1. 유머는 설득력의 원천이다

한국 굴지의 대표 기업 현대 그룹의 창설자 정주영 회장이 조선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자본을 얻으러 동분서주하던 때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영국 버클레이 은행의 부총재를 설득시켜 거액의 투자금을 얻어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만일 실패했다면 지금의 현대그룹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대학은커녕 중학교도 나오지 못한 소학교 출신의 정회장은 자신에게 던져지는 날카로운 질문을 적절한 유머로 받아넘겼고 협상은 성공리에 마무리되어 지금의 현다이(HYUNDAI) 신화의 초석이 되었다.

부총재 : 당신 전공이 무엇입니까?

정회장 : (속으로) 이 사람아, 소학교에 전공이 어디 있어?

부총재 : 전공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기계공학? 아니면 경영학?

정회장 : 흠흠... 내 사업계획서는 읽어보셨습니까?

부총재 : 물론이오.

정회장 : 내 전공은 바로 그 현대조선 사업계획서요.

부총재 : 네? (모두 한바탕 웃음)

정회장 : (조마조마)

부총재 : 당신은 유머가 전공이로군요. 당신의 유머와 사업계획서를 함께 수출 보험국으로 보내겠소.

유머는 성공하는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사회에서 누군가를 설득시킨다는 것은 딱딱한 전문지식이나 사무적 행동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더욱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사람에게 있어 유머감각은 소중한 자산 중 하나임을 명심하자.

 

2. 친밀한 첫 인상, 유머가 가꿔준다

첫인상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색한 벽을 허물 수도 있지만, 자칫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결국 남들에게 첫인상을 좋게 남겨주는 것은 모든 사교술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 첫인상이라는 것이 꼭 잘생긴 외모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나 말투, 혹은 매너 등이 두루 작용하여 첫인상이 결정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것이 유머감각인데, 상대의 경계심을 자연스럽게 허물어줄 수 있는 유머감각이야 말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한꺼번에 허무는 힘을 가지고 있다.

 

3. 갈등과 긴장은 유머로 해결한다

과거에 세조 임금은 신숙주와 구치관이라는 전임 정승과 후임 정승간의 불편한 관계를 해결해주기 위해 그들의 성씨를 가지고 가벼운 유머를 행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들을 화해하게 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임금답게 실로 훌륭한 유머정치가 아닐 수 없다.

세조 : 신 정승!

신숙주 : 예, 전하.

세조 : 내가 언제 신(申) 정승을 불렀소? 신(新) 정승을 불렀지. 자, 벌주를 드시오. (신숙주가 벌주를 마신 후) 구 정승!

구치관 : 예.

세조 : 허허, 난 구(具) 정승이 아니라 구(舊) 정승을 부른 게요. 벌주! (구치관이 벌주를 마신 후) 신 정승!

구치관 : 예.

세조 : 또 틀렸군. 이번에는 신(新) 정승이 아니라 신(申) 정승을 불렀는데...

 

4. 위기일발, 한마디의 유머가 탈출을 보장한다

당신은 평생을 살면서 단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 평탄하게 살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유머감각을 고려하지 않고 살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어느 순간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다. 이러한 상황에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일회성으로 회피하려고만 한다면 결국 자신이 한 실수보다 더 많은 비난과 조롱을 받게 될 것이다.

루이 11세는 불길한 예언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에언자들을 모조리 잡아서 처형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어느 날, 그 중에서도 손꼽히는 예언자 한 사람이 체포되었다는 보고를 받은 루이 11세가 직접 그 사람을 불렀다. "네가 정말 예언자라면 네 운명도 한 번 맞춰봐라. 네가 얼마나 더 살아있을 것 같으냐?" "예, 폐하.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지만 제가 폐하보다 3일 전에 죽는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5. 분명하고 유쾌하게 내 뜻을 전달한다

사람이 어느 한 곳에 계속 집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무리일 수도 있다. 따라서 강사가 청중을 완벽하게 사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켜야 한다. 그럴 때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것이 유머이다. 유머가 있는 강사가 강연을 하면 청중들에게는 금방 효과가 생긴다. 눈동자가 커지고 귀가 솔깃해진다. 온몸의 신경이 눈과 귀로 집중되어 강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기색이 역력하다. 이른바 '긍정적 청취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얼굴의 혈색이 좋아지면서 엔돌핀이 증가하므로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가 꼭 해야 할 말이 있는데 듣는 이가 집중을 하지 못해 미처 다 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허무하고 속상할 것인가. 유머는 단순히 누군가를 웃기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며 완벽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수도 될 수 있다.

 

6. 절망과 고통은 유머로 날려버린다.

연세대를 설립한 언더우드 목사가 어느 개척교회 목사를 방문했다. 그 교회에는 신도들이 다 떠나버리고 목사 가족 세 명만이 외롭게 남아 있었다. 언더우드 목사가 상심에 빠진 젊은 목사를 위로한다. "목사님은 희망이 있습니다." "예?" "앞으로는 오직 신도들이 늘어날 일만 남았으니 얼마나 소망스러운 일입니까?" "정말 그렇군요, 하하하..." 한바탕 웃음과 함께 그 젊은 목사는 다시 힘을 얻어 목회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적절한 유머는 힘든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우리 주변에서 남들로부터 여유있고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예외없이 훌륭한 유머리스트라는 점이다. 피터 버거가 그의 저서 『현대사회와 신』에서 말한 것과 같이 유머에는 초월효과라는 것이 있다. 유머를 듣고 유머를 말하는 순간 우리 내면에서 용기와 기쁨, 일체감 등이 느껴지면서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가지고 그 아픔에서 탈출해야 할까?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도 빙그레 웃을 수 있게 해주어서 아직 희망만은 잃지 않았다는 확실한 자기 표현의 방법은 바로 유머이다. 자기의 불완전함을 유머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리더이자 유머리스트인 것이다.

 

 

제2장 유머창조에 필요한 5가지 마음가짐

 

1. 따뜻한 마음을 가져라

"유머의 원천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이다. 천국에는 유머가 존재하지 않는다."

- 마크 트웨인

천국에는 유머가 없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은 무슨 의미일까?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그만큼 슬픔과 괴로움이 많기 때문에 유머가 더욱 필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를 웃기게 한다고 해서 모두 유머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유머는 웃음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즐겁고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 주는 것이다. 진정한 유머리스트가 되기 위해 먼저 참된 휴머니스트가 되자.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죽어 가는 생명들을 구하기 위해 일생을 바친 슈바이처 박사가 모금운동을 하기 위해 오랜만에 고향에 들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위대한 성자를 맞이하기 위해 기차역으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1등칸이나 2등칸에서 나오리라 생각했던 마중객들의 예상과는 달리 슈바이처 박사는 허름한 3등칸에서 나타났다. 사람들이 왜 편안한 자리를 마다하고 굳이 비좁고 지저분한 3등칸을 이용했느냐고 묻자 박사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이 열차엔 4등칸이 없더군요."

 

2. 여유 있는 마음을 가져라

만일 어떤 불쾌한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 보자. 제 아무리 말재간이 좋고 순발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마음이 조급하고 감정이 격해지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유머인데, 너무 당황한 나머지 그 분위기에서 허우적대면 좋은 유머를 구사하기가 어렵다. 여유 있는 마음은 너그러운 마음에서 나오게 된다. 여유를 찾고 자신이 갖고 있는 유머를 총동원하여 상황을 부드럽게 정리하자.

"자네, 혹시 부활이란 걸 믿나?"

"아뇨!"

"지난주에 장모님 돌아가셨다고 결근했지? 장모께서 부활하셨네. 자, 장모님 전활세."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지고 던지는 한마디 유머의 힘은 그 어떤 권위적인 말보다 더 따갑고 무게가 있기 마련이다.

 

3. 상대의 유머를 받아들여라

우리 나라의 코미디언들은 한국의 시청자들이 웃음에 너무 인색하다고 하소연한다. 아무리 웃기려한들 유치하다느니, 식상하다느니, 싱겁다느니 하면서 트집잡기에만 연연한다고 말이다. 한국 사람들은 실제로 이러한 사고방식을 고칠 필요가 있다. 남의 유머를 듣고 즐겁게 웃어주는 아량은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진지함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태도이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유머이든 함께 즐기고, 그것을 삶의 활력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적극적이고 너그러운 마음이다.

"상대가 유머를 구사하면 재미가 있건 없건 기꺼이 웃어주자. 물론 가능하다면 유머로 화답하는 것이 좋겠지만 굳이 상대를 압도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4. 세상만사에 관심을 가져라

"상대에 맞게 유머를 구사하라!"는 유머의 법칙은 바꾸어 생각해 보면 "세상에 관심이 많고 지식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훌륭한 유머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한 말이다. 쉽게 생각해 보아도 소재가 다양해야 많은 사람의 기호에 맞는 유머를 구사할 수 있지 않겠는가? 따라서 휴머니즘이나 낙관주의 못지않게 지적인 능력 또한 유머리스트의 중요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빌 게이츠가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약물로도 수술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병이라고 했다. 그러자 빌 게이츠는 이렇게 말했다. "그럼 포맷해 주세요."

 

5. 유머에 열정을 품어라

무슨 일이든 열정이 담보가 되어주지 않는다면 해낼 수 없다. 앞에서 조언했던 여러 가지 항목, 즉 따뜻하고, 여유롭고, 남의 유머에 관대하고, 세상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유머리스트의 필요조건이라면 유머에 대한 열정은 충분조건이라고 하겠다. 리더십 때문이든 아니면 좋지않은 상황을 모면해보기 위한 수단이든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유머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유머에 대한 열정을 가져야 뜻했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유머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당할지도 모르는 망신 따위는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얼마나 빨리 좋은 유머를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지, 과정에서의 실패를 피하고자 함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3장 유머창조에 필요한 6가지 생활습관

 

1.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라

고정관념은 우리 생활 곳곳에 존재한다. 고정관념이야말로 인간의 창조적인 창의력과 상상력을 원천 봉쇄하는 주범이다. 고정관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아주 쉬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만다. 고정관념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막는 적임과 동시에 유머의 적이기도 하다. 사물을 보이는 그 자체로 꼿꼿이 쳐다만 보는 사람은 절대로 기찬 유머를 만들어낼 수 없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가 될 것이다.

"63빌딩에서 뛰어내려도 죽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간단하죠. 1층에서 뛰어내리세요."

스스로 유머감각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이제부터 세상을 여러 각도에서, 필요하다면 비뚤어지게 바라보는 습관을 가지자. 정답은 어디에도 없다. 정답을 가르쳐주는 즉시 다시 한 번 고정관념의 굴레 속에 갇히게 될 테니까 말이다.

 

2. 항상 메모하고 연구하라

안타깝게도 인간의 기억력은 너무 한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가는 훌륭한 유머의 소재를 기억해내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한 번 들은 이야기나 순간 떠오른 아이디어를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은 메모하는 길뿐이다. 물론 메모한다고 해서 저절로 유머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응용하고 변형해서 더 강력한 유머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3. 연상하는 습관을 길러라

"기말고사 수학시간, 까다로운 주관식문제 때문에 학생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때 정답이 '1092'라는 소리없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우등생의 답안지를 슬쩍 훔쳐본 다음 친구들에게 퍼뜨린 모양이었다. 학생들은 기쁜 마음으로 답안지에 그것을 베껴 적었다. 시험이 끝난 후 정답이 공개되었다. 그런데 답을 맞춰보던 학생들은 모두 비명을 질렀다. 1092라고 믿었던 답 대신 log2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연상을 한다. 그것은 인간 두뇌의 일반적인 작용이지만 그 연상을 얼마나 극대화시키는가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이 연상을 유머의 소재로 활용한다면 기발한 연상을 한 사람의 유머가 더 즐겁다는 것은 당연지사다. 일상에서 오가는 이런저런 말들에 대해 머리 속에 존재하는 선입견을 버리고 자유자재로 연상을 해 보라. 모양을, 음을, 뜻을 비틀어 연상해 보라. 연상의 범위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당신의 머리는 풍부해지고, 유머감각은 몰라보게 성장할 것이다.

 

4. 비교와 비유에 익숙해져라

세상은 무엇이든지 유일한 하나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 다른 무엇에 비교되고 비유되기 마련이다. 남자는 여자, 미인은 추녀, 부자는 가난뱅이, 초보자는 경력자, 총명함은 어리숙함에, 그리고 부드러움은 꺼칠함에 각각 대응된다. 순간적으로 비교나 비유의 대상을 찾아내는 순발력만 갖추고 있다면 비교는 이야기의 영역을 2배 이상 넓혀줄 수 있다. 비교는 또한 유머의 근원이기도 하다. 다음은 대학생들의 전공별 특징에서 뽑아낸 재미있는 좌우명들이다.

금속공학과 : 두드려라, 그러면 퍼질 것이다.

사진학과 : 열 번 찍어 안 나오는 사진 없다.

통신학과 : 선 없는 핸드폰이 천리 간다.

건축학과 : 공든 아파트가 무너지랴.

화학과 : 아니 섞은 약품에 연기 나랴.

기계학과 : 믿는 기계에 손등 찍힌다.

자동차공학과 : 구르는 차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5. 꾸준히 실험하고 평가하라

발상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웃음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유머라도 어떤 사람이 말하면 영 밋밋하고 어색한 경우가 있다. 하나에 만족하면 절대로 둘을 가질 수 없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변형해 보고, 하나의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후속 이야기를 만드는 등의 실험은 유머리스트의 기본이다. 또한 이를 평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주관적 평가든 객관적인 평가든 간에 어떠한 식으로든 평가의 과정이 빠진다면 자신의 유머가 성공했는지는 물론 실패의 원인조차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발전은 생각도 할 수 없는 딴 세상 이야기가 되고 만다. 타고난 감각에 의존하는 사람과 꾸준한 훈련을 통해 유머감각을 터득한 사람 중 누가 더 훌륭한 유머리스트가 될까?

 

6. 예의와 자연스러움을 몸에 익혀라

유머를 생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가지 치명적인 오류를 범한다. 그것은 바로 '웃기기만 하면 모두 유머'라는 착각이다. 물론 '유머=웃음'이라는 명제는 성립하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아무리 웃기고 기발한 이야기라고 해도 기본적인 자질이 갖추어지지 않은 말투나 행동은 더 이상 유머라고 할 수 없다. 그 기본적인 자질이란 바로 예의와 자연스러움이다. 예의는 삶의 질서를 유지해주는 규칙이다. 무례한 자의 웃음은 절대로 따뜻함을 전해줄 수 없는 웃음이다.

"상상력과 연상, 비교, 비유 등은 모두 발상이나 표현법 같은 유머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습관들이다. 이에 비해 예의와 자연스러움은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유머리스트의 올바른 자세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습관이다."

예의는 비단 유머리스트에게만 필요한 습관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은 잘 알 것이다. 때문에 이 마지막 습관의 중요성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제4장 웃음 터뜨리게 하는 유머기법 7가지

 

1. 상대방의 예측을 무너뜨려라

웃음은 의외성에서 나온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어찌 웃음을 유도할 수 있겠는가? 남들의 고정관념을 적절하게 뒤집어 주면 자연히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뒤집기의 강도가 강하면 강할수록 웃음의 강도 역시 강해지기 마련이다. 따로 심리학이나 독심술 따위를 공부할 필요도 없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면 그것을 찾아내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예측을 간파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예측을 효과적으로 무너뜨리는 일이다.

"포인트는 이야기의 분량이나 길이가 아니라 재치 있는 발상에 기초한 뒤집기의 강도에 있음을 분명히 기억해 두자."

 

2. 곡해와 궤변으로 말문을 막아라

"아, 이빨이 아파 죽겠네. 뭐, 좋은 약이 없을까?"

"내가 비법 하나 알려줄까?"

"그게 뭔데?"

"나도 어제 치통이 심했는데 집에 가니까 아내가 뜨겁게 키스를 해 주더라고. 그랬더니만 통증이 씻은 듯 사라졌다네. 자네도 한번 해보게."

"알았어. 나도 한 번 해 보지. 자네 부인 집에 계신가?"

정상적인 대화에서 궤변과 곡해는 분명히 피해가야 할 논리적 모순이다. 하지만 유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궤변과 곡해는 웃음을 선사해 줄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의도적으로 정답을 피해가거나 비약시키는 황당함 그 자체가 훌륭한 유머이다. 곡해나 궤변에 특별히 요구되는 조건은 없다. 상대의 말에 빠져들지 말고 언제나 그의 말을 해부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된다.

 

3.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최대한 과장하라

뭔가를 터무니없이 부풀려서 말하는 과장은 다양한 유머기법 중에서도 가장 고전에 속한다. 고의적인 거짓말은 남을 해롭게 하지만 드러내놓고 하는 거짓말은 서로에게 친근감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때로는 유쾌한 웃음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유명한 유머 중에 거짓말쟁이나 허풍쟁이에 대한 이야기가 유독 많은 이유도 악의 없는 거짓말이 주는 효과 때문일 것이다.

대원군이 집정할 때의 일이다. 조선의 관리가 청나라에서 온 사신에게 경복궁을 보여주었다. "저 건물을 짓는 데 얼마나 걸렸소?" "글쎄요, 한 삼년쯤 걸렸을 겁니다." 그러자 청나라 사신이 거드름을 피우며 비웃듯이 말했다. "삼년이라... 우리 청나라에서는 1년이면 충분할 것을." 잠시 후, 창덕궁 앞에서 청나라 사신이 다시 물었다. "그럼 저 건물은 얼마나 걸렸소이까?" "저건 1년밖에 안 걸린 것으로 압니다만." "쯧쯧... 청나라에서는 석 달이면 충분하오." 청나라 사신의 허풍에 기분이 상한 조선 관리는 묵묵히 남대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남대문 앞에 이르자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 이상하다! 이 대문은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분명히 없었는데?"

 

4. 때로는 바보인 척 하라

코미디언들에게 가장 어려운 배역이 뭐냐고 물어보면 이구동성으로 '바보 역할'이라고 대답한다. 바보 흉내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어리숙함이다.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듯한 순진함이나 어리숙함으로 사람들의 상식적 사고방식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는 것이다. 대화 도중에 상대로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바보같은 말이 튀어나오면 사람들은 누구나 웃음을 터뜨리기 마련이다.

어느 장학사가 학교시찰을 나갔는데 마침 지구본을 놓고 과학수업을 하는 교실이 눈에 띄었다. 장학사는 학생들의 실력도 알아볼 겸 학생들에게 물었다. "반장, 지구본이 기울어져 있는 이유가 뭐지?" 반장이 깜짝 놀라서 두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저희가 안 그랬어요." 어이가 없어진 장학사가 선생님에게 묻자 선생님이 별 일 아니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 그래요? 처음에 사 올 때부터 그랬어요." 화가 단단히 난 장학사가 지구본을 들고 교장실로 갔다. "교장 선생님, 이 지구본이 기울어진 이유를 아무도 모르더군요." 그러자 교장이 안타깝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쯧쯧... 국산이 다 그렇죠, 뭐."

 

5. 세태를 통렬하게 풍자하라

풍자는 어떤 대상을 이리저리 빗대어 재치 있게 비판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과장과 더불어 유머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기법 중의 하나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인간들의 세상이 그만큼 모순과 불합리로 채워져 있음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풍자의 목적은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이런저런 독소들을 유쾌하게 꼬집어 냄으로써 심리적 정화를 꾀하는 것이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대상의 두드러진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과장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러나 풍자가 지나쳐서 자칫 노골적인 증오나 원한을 담게 되면 그것은 유머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 신랄하게 유쾌한 풍자, 그리고 강자를 응징하되 약자는 감싸주는 풍자라야 비로소 건강한 유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소련인 하나가 크레물린 앞을 뛰어다니며 외쳤다. "흐루시초프는 바보다! 흐루시초프는 바보다!" 이 남자는 즉시 체포되어 23년의 금고형에 처해졌다. 판결문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서기장 모독죄 3년, 국가기밀 누설죄 20년'

 

6. 단어를 이리저리 비틀어라

말의 음이나 뜻을 비틀어서 웃음을 자아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흔히 쓰는 방법이다. 다음은 동음이의어를 활용하는 방식을 소개하였다.

회계감사를 받느라 녹초가 된 경리과 직원들이 술집에 갔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주인이 공손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러자 경리과장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또 해?"

 

7. 독특한 표정과 몸짓을 개발하라

유머의 핵심은 따뜻한 심성과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있는 것이지 표정이나 몸짓에 있는 것은 아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은 유머의 전달효과를 높이기 위해 필요한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지만, 표정과 몸짓이 갖는 웃음의 효과가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다.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말로만 이루어지는 위트나 유머보다 훨씬 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표정이란 누구에게나 감정표현의 수단이다. 사람의 얼굴엔 이목구비와 피부 외엔 아무 것도 없다. 또 사람의 몸에도 팔다리와 몸통 외엔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그것들을 사용하여 만들어내는 표정과 몸짓의 수는 순열이나 조합같은 수학적 계산으로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머리로 창조하는 웃음과 자기만의 표정과 몸짓을 동시에 가진 사람이야말로 문과 무를 두루 갖춘 유머리스트가 아니겠는가.